과거3년 평균수익률 3.5%와 대조
최근 ‘버냉키 쇼크’와 ‘차이나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돈냄새를 맡은 헤지펀드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매크로 헤지펀드에 알맞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면서 올해 주요 매크로 헤지펀드사들이 순항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자 아시아판으로 보도했다.
거시 경제의 흐름을 예측해 통화,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최근의 부진을 뒤로 하고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매크로 헤지펀드의 달라진 위상은 올 상반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 파트너 출신인 앤드루 로가 운용하는 캑스턴어소시에이츠의 지난 6개월 수익률은 17%에 이르렀다. 폴 튜더 존스의 튜더인베스트먼트는 12%, 루이스 베이컨의 무어캐피탈은 10%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 3년간의 부진을 한방에 만회할 수 있는 성적표다.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집계한 최근 3년간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5%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수익률이 0.35%에 불과했던 무어캐피탈의 경우 투자금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를 고객에게 돌려준 ‘아픈’ 과거를 갖고 있어 더욱 괄목할 만하다는 평이다.
매크로 헤지펀드의 실적 회복은 시시각각 요동치는 시장의 변동성에 힘입은 성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시달렸던 주요 선진국들이 서로 엇갈린 통화정책을 내놓으면서 매크로 헤지펀드의 투자 기회가 크게 늘어난 것이 헤지펀드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일본 아베신조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한 ‘아베노믹스’의 엔저(低) 정책에 반사이익을 거둔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대표적이다. 튜더인베스트먼트와 무어캐피탈 등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올해 초 큰 수혜를 입었다.
상반기에 일본이 매크로 헤지펀드의 실적 호조 소식을 이끌었다면 하반기엔 미국과 유럽시장이 이들의 수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포르투갈ㆍ이탈리아 등 재정위기에 정정 불안까지 겹친 국가들이 유로존 위기를 재점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