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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는 뒷걸음질, 총리는 뇌물수수… 비난 여론에도 사퇴 거부하는 라호이 스페인 총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ㆍ김훈일 인턴기자]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뇌물수수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성급한 자국 경제상황 낙관으로 비난을 받다 자진 사퇴까지 거부하며 더욱 거센 반대 여론에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은 불법자금을 절대 받지 않았다고 제기된 의혹들을 강력 부인하며 “정치적 안정을 수호할 것이고, 스페인 국민이 위임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로이터통신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 1990년대 말에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국민당에서 20여 년간 재무담당을 했던 루이스 바르세나르는 법정에 출석해 2008~2010년 라호이 총리가 현금을 수수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스위스 비밀 계좌를 통해 4700만 유로(약 688억 원)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엔 국민당 고위 당직자들이 건설사 등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으며 이들 중에는 라호이 총리도 있었고 1997년 명단에 등장하기 시작해 2008년까지 11년 동안 연평균 2만5200유로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는 지난 14일 성급하게 스페인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입장을 밝히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라호이 총리는 자신과 국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스페인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밝은 전망을 내비쳤다.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은 고용창출을 위한 변화의 시작에 서 있다. 새로운 정책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 몇몇 정부 인사들은 “사람들이 아직 생활수준과 일자리 보호를 경험하지 못했고, 아직 많은 요소들이 회복되지 못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한 정치인 역시 “라호이가 이 전의 총리들과 같은 실수를 하고 있으며 곧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500여명 중 93.4%가 ‘경기는 작년과 같거나 더 나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향후 12개월 이내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 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5월 실업률이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 26.9% 달하는 등 최악의 고용상황과 혹독한 긴축정책으로 경제난에 빠진 가운데, 라호이 총리의 뇌물 수수 의혹으로 정치적 혼돈까지 겹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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