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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도위기에도 연봉은 유럽킹…‘살찐 고양이’ 넘치는 스페인
평균연봉 36억원 은행가 125명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는 스페인의 은행가가 ‘살찐 고양이’로 비난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돈을 받는 구제금융의 절벽에 내밀린 상황에서도 스페인의 은행가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유럽 각국에서 100만유로(약 15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는 은행가를 집계한 결과 유럽에서 스페인 은행가의 평균 연봉이 제일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고액연봉 은행가가 받는 평균 연수입은 244만유로(약 36억원)에 달했다. 또 고액보수를 지급받는 은행가는 총 125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액연봉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영국으로, 연간 100만유로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은행가는 총 2436명으로 집계됐다.

가디언은 부실 은행 때문에 국가 부도 위기까지 내몰렸던 스페인 은행가가 고액연봉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부적격 대출을 남발한 스페인의 지방저축은행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 정부 재정을 악화시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하고도 고액의 보너스를 받는 월가(街) 금융계 인사를 ‘살찐 고양이’라고 비난한 일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과 스페인 정부가 최대 1000억유로(약 150억원)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에 합의한 뒤 EU 집행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인 부실 은행 8곳에 총 414억유로(약 61조원) 규모의 구제기금을 투입했다.

스페인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뒤늦게나마 뼈를 깎는 긴축정책에 나섰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56.5%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가가 고액보수를 받는 일을 규제하기 위한 자구책도 마련되고 있다.

EBA는 총 연봉 50만유로(약 7억원) 이상인 은행원의 보너스(상여금)가 기본 연봉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보너스 상한제(bonus cap)’를 당장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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