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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자의 한탄스런 운명… 죽음부른 아베노믹스
“내가 죽을만큼 사랑하는 포테이토 스낵이 판매가 끝난다니. 끝났어. 내 삶은 끝났어…”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25년 동안 판매해 온 과자의 절판 소식이 들려오자 한 소비자가 트위터에 과자를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며 한탄하는 글을 남겼다. 상대적인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아베노믹스(일본의 경기부양정책)의 이면엔 제조업체들의 내수시장 경쟁력 약화가 있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0~11일 있었던 통화정책회의 이후 경기가 개선될때까지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엔화 약세를 지속시키겠다고 밝히자 주가도 상승했다.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강력한 엔저 기조는 도요타자동차 등 대형 수출업체들에겐 청신호지만 반면 내수시장을 타겟으로 한 제조업체들은 수입 원자재의 가격 상승 등 ‘엔저의 역풍’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988년부터 ‘포테이토 스낵’을 만들어 온 이즈미 세이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지난달 말 제과사업부 폐지를 결정했다. 과자 뿐만 아니라 라면도 함께 제조하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밀가루와 기름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회사 측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25년을 이어온 이 과자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각별했다.

회사의 사업부 폐지와 과자의 판매 중단을 아쉬워한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10만 개가 넘는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고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포테이토 스낵을 찬양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한없는 슬픔을 표현했다. 오키나와에서는 과자 캐릭터의 흑백사진을 제단 위에 올리고 장례식을 치르며 다시는 볼 수 없는 과자의 마지막 길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마지막 구매 경쟁도 치열해 봉지 20개를 묶은 박스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뛰어가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야후 옥션에서는 한 때 56개의 경매가 진행됐으며 20개들이 박스세트는 판매가보다 4배가 높은 26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도쿄의 한 술집에서는 포테이토 스낵 축제를 열기도 하는 등 다양한 행사도 이어졌다.

한편 엔저의 역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엔저로 일본 제조업체들 사이에선 공장 해외 이전 바람도 불고 있다.

혼다 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치다사는 금속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했다. 회사 설립자인 타쿠미 다나카는 아베노믹스로 “별로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공장 이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는 “제조업이 일본에 머물만한 신뢰가 별로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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