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민간언어분석 개발사와 계약
우르두어·벵골어 언어정보 수집도
미국 정부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테러 정보 수집을 위해 세계 각국의 언어를 번역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SNS 등 인터넷 공간이 확장되면서 테러 정보가 힌디어ㆍ파키스탄어 등 세계 언어의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민간 언어분석 프로그램 개발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언어를 활용한 테러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어ㆍ프랑스어ㆍ스페인어 등을 통한 정보 수집은 수월하게 이뤄지는 반면, 우르두어(파키스탄 공용어)ㆍ파슈토어(아프가니스탄 공용어)ㆍ다리어(아프가니스탄 공용어) 등 상대적으로 생소한 언어로 구성된 정보는 검색 및 분석이 까다롭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중동지역에서 통용되는 이들 언어 번역 작업을 통해 테러 위협을 사전에 감지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뉴욕 경찰정보부가 우르두어와 벵골어 사용인구를 대상으로 감시 및 정보 수집 활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경찰정보부 측은 “우르두어나 벵골어 사용인구를 주시함으로써 테러 정보를 인지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활용하고 있는 기존의 언어분석 프로그램으로는 ‘아라비지(아랍어를 영어 알파벳으로 적는 표기법)’ 등 중동지역의 인터넷 인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 언어를 번역하기 어렵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정부의 세계 언어 번역 수요 증가로 민간 위탁사업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SAIC’ ‘베이시스테크놀로지’ 등이 대표적이 수혜 기업이다. 언어분석 프로그램 개발업체 ‘베이시스테크놀로지’의 조엘 로스 대표는 “CIA 중동 분석가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중동지역의 언어 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사업 매출의 50%는 정부 계약에서 나올 정도로 정부의 세계 언어 번역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