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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출구전략 기침에…독감걸린 유럽신흥국
터키 등 주식·채권시장 폭락
S&P, 자본역류 현상 경고



미국의 출구전략에 터키와 우크라이나ㆍ조지아 등 유럽 신흥국이 떨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나라로 조지아ㆍ우크라이나ㆍ터키 등 유럽 신흥국을 지목하고 이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S&P 보고서는 유럽 신흥국 중 이들 3국이 경기침체와 신흥시장에서의 자본 역류 현상을 심하게 겪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ㆍ불가리아ㆍ마케도니아ㆍ크로아티아 등과 아프리카 서부 공화국 가나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다.

반면 중국ㆍ러시아ㆍ아프리카 남서부의 앙골라 등은 피해가 가장 적은 나라군에 속했다.

FT는 일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예산부족, 경제성장속도 둔화, 해외자본 의존 등으로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나라에 대한 우려를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채무규모, 달러같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화인 경화 보유량, 현재 계정 잔액 등 S&P 보고서가 다룬 각종 항목에서 조지아ㆍ우크라이나ㆍ터키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들 3국은 모두 최근 금융시장 요동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채권수익률 면에서 터키와 조지아는 피해가 적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2023년 채권수익률은 9.46%로 급등했다.

투자자가 부도에 대비하고 신용도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에 따르면 자산매니저는 돈을 빌려주는 데 가장 위험부담이 높은 나라로 아르헨티나ㆍ그리스ㆍ베네수엘라ㆍ키프러스ㆍ파키스탄을 꼽았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S&P의 모리츠 크래머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반환점을 돈 것은 아니나 연준의 축소 시사 후 시장이 크게 동요했다”며 “시장 동요가 신흥시장 투자자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올해 안에 축소하고 내년 끝내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세계 신흥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이 폭락하고 신흥국에서는 엄청난 양의 자금이 유출됐다.

FT는 1980년대나 90년대 경제위기 당시보다는 지금 신흥국의 경제 및 재정 상황이 훨씬 나아졌지만 대량 매각사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자금 유동이 갑자기 멈추게 되고, 채권시장에서 취약한 나라의 경제활동은 동결될지 모른다며 일부 애널리스트가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5월과 6월의 대량매각 사태가 이어지고 난 뒤 시장은 간신히 손실분을 회복하고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FTSE 신흥시장 지수는 정점을 찍은 지난 5월보다 14%나 떨어져 있음을 강조했다. 달러를 빌리는 비용 또한 전보다 1.5% 높아졌다.

크래머는 “자금역류 현상에 대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현상은 단기간에 갑자기 발생했다”며 “그런 경우 종종 위기로 치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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