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뱅크오브잉글랜드(BOE)의 전례없는 깜짝쇼가 시장에 먹혀들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마크 카니 BOE 신임 총재는 4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을 향해 금리에 대해 미리 예고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그리자 또 시장에 그 효과가 즉각 먹혔다.
ECB나 BOE가 금리에 대해 미리 예고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드라기는 이날 ECB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ECB는 금리가 지금 수준 또는 그보다 낮게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6개월이나 12개월이 아닌 상당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ECB가 이처럼 금리에 대해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한 건 처음이다.
금리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알다시피(as you know)”란 모호한 표현을 단골로 쓰던 전과 달리 이번에는 단도직입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목했다.
카니도 이날 2시간여 전에 역시 비슷한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
그는 총재 취임 후 첫 주재한 BOE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2015년에 금리를 올릴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카니 역시 드라기처럼 ‘금리에 대해 절대 미리 얘기하지 않는’ BOE의 오랜 관행을 깼다며 주목했다.
드라기는 한 술 더 떠 “선제 안내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까지 설명했다.
여기에다 “(앞으로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반색했다.
FT는 “타이밍도 절묘했다”면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출구 전략 시간표’ 제시로 시장 혼란이 시작된 점을 상기시켰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