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축출로 차기 이집트 수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르시는 “군사 쿠데타”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그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한 이집트 국민 사이에서는 차기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유력한 인물로는 무르시 축출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압델 파타 엘시시(58) 국방장관, 야권 지도자로 이미지를 구축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71)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크(71) 등이 꼽힌다.
이집트 군부 내 대표적 미국통으로 꼽히는 엘시시는 독실한 이슬람신자이기도 하다. 현재 군부에 대한 지지는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ㆍ세속주의자 세력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의 인기가 높다.
엘바라데이는 범야권그룹인 구국전선(NSF)을 이끌며 야권 지도자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르시 정권 축출을 견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한복판에 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혔으나 돌연 “이집트는 아직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무바라크 측근 세력이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집트 세속주의자와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샤피크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무르시는 지난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3%를 득표해 48.27%를 기록한 샤피크를 가까스로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샤피크는 대선 패배 직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체류하고 있다.
그러나 샤피크는 시민혁명 이후 또 다시 독재정권의 복귀를 상징하는 인물로 받아들여질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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