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발 중동정세 불안이 잠잠하던 국제유가에 불을 지른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1.34달러(1.34%) 상승한 배럴당 101.76달러를 기록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전날보다 1.64달러(1.7%) 올라 배럴당 101.24달러에서 거래돼 종가 기준 지난해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며 14개월 만에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같은 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1.78달러(1.71%) 상승, 105.7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정세 불안으로 유가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이용, 사상 최고치였던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조너선 시트린 시트린그룹 회장은 “이집트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유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불안정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조합 회장은 “최종적으로 무엇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집트가 주요 산유국이 아님에도 불구,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이집트가 원유 수송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가 관할하는 수에즈 운하는 수많은 원유수송선이 지나간다. 이집트를 관통하는 송유관 역시 하루에 400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한다.
이집트 군부와 대통령파의 충돌로 인해 송유관 등 기반시설에 대한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집트에서 벌어진 시위가 시리아, 이라크 등 정세가 불안한 아랍 각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원인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 하락도 유가의 단기적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한 주간 원유 공급이 1030만배럴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