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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돈 될리 없다”…외국자본 이탈 가속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G2(美ㆍ中) 출구전략, 글로벌 경기침체, 상품가격 폭락, 노동자 시위까지….’

미국의 출구전략과 중국의 신용경색 등의 여파로 아시아에서 시작된 외국인 투자자금 ‘엑소더스(대탈출)’가 터키와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빠져나간 돈도 한 주 새 배나 급증, 제2의 외환위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신흥시장이 경기둔화, 자금이탈, 상품가격 하락, 시위와 같은 잔혹한 ‘악재 조합’에 강타 당했다”며 “이 모든 것이 신흥시장이 돈을 벌기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축소 시간표를 발표하고, 중국이 중앙은행발 자금경색에 나서면서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은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펀드 조사업체인 EPFR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채권 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60억달러(6조82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주보다 배나 급증한 것이다. 


신흥국은 지난 4년간 전례없는 유동성 홍수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선진국의 무차별 돈 살포 이후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된 프라이빗 캐피털은 2009~2012년간 4조2000억달러(4777조5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신흥국의 유동성 파티는 끝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7%대로 둔화하는 등 신흥국 경제가 집단적으로 올 2분기 4%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2009년 이래 최저치이고, 지난 10년간 7%에 가까운 성장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는 것이다.

신흥국의 부진은 ‘브릭스(BRICS)’를 포함해 연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흔들리면서 중국의 원자재 수요에 기대온 호주와 브라질도 휘청이고 있다. 상품가격 폭락으로 호주의 한 광산업체는 350명 구조조정에 나섰고, 중국이 제1 교역국인 브라질은 ‘빈혈 경제’로 전락하면서 올 들어 주가가 22% 빠졌다. 고물가에 시달린 브라질 국민들은 반정부 시위를 격화하고 있다.

또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5%를 하회하고 루피화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터키는 유로존 침체와 시위 여파로 정국이 불안해 주가가 지난 분기 11% 하락했다.

아프리카도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인프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이지리아, 잠비아 국가는 채권 발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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