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유로화의 위상이 떨어진 반면 풍부한 자원(資源)을 바탕으로 위상이 높아진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 등 기타 통화는 준비통화로의 부상을 노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전 세계 중앙은행 보유 외환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등 기타 통화의 비중은 2011년 5.7%에서 지난해 6.1%로 상승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엔화와 파운드화 비중을 넘어섰다.
중국 위안화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무역결제 비중이 지난해 1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유로화 비중은 2011년 25.1%에서 지난해 23.9%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유로존의 채무위기를 유로화 보유 비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파운드화도 보유 비율이 지난해 4%에 그쳤다. 또한 2%대 성장률을 목표로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이어가며 돈을 풀고 있는 일본도 3.9%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도 달러 비중이 지난해와 큰 차가 없는 6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보유외환에서 차지하는 기타 통화 비중이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세계 중앙은행이 규정하는 기존의 기준통화에 비해 기타 통화의 위상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위안화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으나 선진국 채무위기 해소 이후엔 기타 통화 비중이 다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ㆍ유로ㆍ엔 및 파운드를 ‘준비통화’로 분류하고 있고, 이보다 위상이 낮은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 등은 ‘기타 통화’로 규정하고 있다. IMF는 이 같은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의 위상 상승을 반영, 이들 통화를 준비통화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