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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애리조나 산불, 19명 소방관 생명 앗아가… 80년만에 최악
[헤럴드생생뉴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특수 훈련을 받은 소방관 19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삼림국의 아트 모리슨 대변인은 “‘핫샷’(Hotshot) 소방관 19명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화재진압 현장에서 빠르게 번진 불길 속에 갇혀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핫샷’ 소방관은 특수 진화훈련을 받은 우수 인력으로 사고 당시 불길과 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텐트 모양의 대피 기구를 사용했지만, 화마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특수대원 2명은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은 지난달 28일 애리조나주 중부에 위치한 야바파이 카운티 내 야넬 마을의 야산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8.1㎢(축구장 1100여개 크기)에 걸쳐 피해를 입혔다.

야넬 마을에서는 전체 가옥의 절반 가량인 200채 이상이 소실됐고, 야넬과 인근 피플스밸리 마을 주민 총 10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州) 고속도로도 일부 폐쇄됐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300여 명과 헬기 등을 동원해 진압 작전을 펴고 있으며 연방정부도 지원에 나섰지만 고온 건조한 날씨와 바람 탓에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화재는 낙뢰로 야산에 불이 옮아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으로 나무가 건조해진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불길이 더 빠르게 번졌다.

애리조나주가 자리한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는 최근 40℃를 넘는 살인적인 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산불철도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야넬과 약 130km 떨어진 주도 피닉스에서도 기온이 48.3℃까지 치솟은 바 있다.

미국 연방산림청(USFS)이 운영하는 화재정보 웹사이트에 따르면 1일 현재 캘리포니아ㆍ애리조나ㆍ뉴멕시코 등 3개 주에서 총 40여 건의 화재가 계속되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미국화재방재협회(NFPA)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일어난 산불 가운데서는 80년 만에 가장 많은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갔다. 1933년 로스앤젤레스 그리피스 공원에서 불이 나 소방관 29명이 순직한 이래 최대 규모다. 또 340명의 소방관이 숨진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가장 많은 소방인력이 희생된 사건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들은 영웅이었다”며 “이름도 모를 동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자신을 돌보지 않고 위험 속에 뛰어들었다”고 애도했다.

애리조나가 지역구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도 성명을 내 “이번 참사는 소방관들이 우리를 위해 매일 짊어져야 하는 커다란 위험을 다시금 상기시킨다”며 “그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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