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캐나다 미디어그룹 간에 약 3조8000억원에 이르는 거대 인수합병 계획이 성사됐다.
캐나다의 거대 종합 미디어 그룹인 BCE(통칭 ‘벨’)사와 또 다른 유력 그룹인 아스트랄의 인수합병 계획이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CRTC)의 최종승인을 얻었다.
CRTC는 27일(현지시간) BCE가 동부지역 유력 종합 미디어 그룹인 아스트랄을 33억8000만 달러(약 3조8700억원)에 인수할 수 있도록 최종승인했다고 CBC방송이 보도했다.
CRTC는 지난해 가을 “거대한 시장 점유가 시청자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BCE 인수계획을 1차 불허한 바 있으나 이날 재승인 요청을 심사한 결과 국산 제작물 투자와 서비스 다양화 등 경쟁 강화를 위한 조건 이행을 전제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아스트랄 미디어는 몬트리올에 본사를 두고 전국 84개 라디오 방송국과 프랑스어 및 영어 TV채널, 무비네트워크 등 영화 전문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그룹이다.
아스트랄 인수조건에 따라 BCE는 자회사 벨 미디어가 새로 얻게 되는 라디오 방송국 가운데 11곳을 시장에 매각해 분리하고 카툰네트워크, 디즈니XD등 11개 TV 전문채널을 처분해야 한다.
BCE는 특히 국산 프로그램 제작 진흥을 위해 2억4690만 달러를 TV와 라디오에 직접 투자, 국내 창작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당초 BCE가 제시한 투자액보다 7200만 달러 늘어난 규모이다.
CRTC는 또 벨 미디어에 프로그램 묶어팔기(번들) 등을 금지해 시장점유 확대가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CRTC 장-피에르 블래 위원장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건강하고 경쟁적인 방송 시스템을 확립해 캐나다 소비자외 시민에게 더 큰 선택권을 부여하고 창작 기회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BCE는 영어방송 시장의 35.8%, 프랑스어 방송 시장의 22.6%를 차지하게 됐다. 이 중 영어방송 시장 점유율은 지금보다 2%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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