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영국 에딘버러 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
북한이 영국, 벨기에와 합작해 만든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Comrade Kim Goes Flying)’가 이번 주말 에딘버러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영국 가디언지는 북한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26일 소개했다.
영국의 니컬러스 보너 감독과 북한의 김광훈 감독, 벨기에 안자 델르망 감독이 지난해 공동 제작한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탄광 노동자인 여주인공이 평양교예단의 곡예사 꿈을 이루는 내용이다.
보너 감독은 이 영화가 북한 체제 선전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반대로 자기 자신의 꿈을 따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글쎄 그들이 뭘 알고 있나? 북한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나? 이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년째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1966년 북한의 월드컵 8강 진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축구 선수가 되기를 꿈꾸는 인도계 영국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슈팅 라이크 베컴’이 북한에서 방영되는 것을 보고 영화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이 국가의 큰 영광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결국 위대한 지도자의 전설적인 도움 없이 꿈을 이루는 내용의 영화를 찍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 영화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바람에 제작에 6년이나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허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영화 편집 과정에 검열을 받지 않는 새로운 기록까지 세우게 됐다.
보너 감독은 북한 관객들은 선전 영화가 아닌 영화를 처음 보고 크게 감탄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관객들과 이 영화를 함께 봐야한다. 15초면 다들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들은 영화가 현실이 아닌 걸 안다. 그러면서 이런 영화가 외부를 보는 창문같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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