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가 지도자의 한 마디는 역시 엄중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산불로 피해를 입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사과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국의 수마트라 산불로 이웃나라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심각한 연무에 시달리게 되자 사과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누리꾼들은 사과하는 자국 지도자에 대해 “굴욕적"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27일 유도요노 대통령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사과한 뒤 SNS를 통해 ‘굴욕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이에 대해 해명했다고 전했다.
전날 발리에서 열린 맹그로브 숲 살리기 캠페인에 참석한 뒤 자카르타로 돌아온 유도요노 대통령은 할림공항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과 방식에 대해 “많은 비난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 사과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살펴봤는데 많은 사람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산불과 연무 피해 문제는 전후 사정이 명백하기 때문에 사과를 한 것뿐”이라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두렵거나 그들의 압력 때문에 사과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권 국가라면 결코 어떤 나라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주권, 영토, 그리고 다른 국익과 관련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단호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4일 “현 사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형제들에게 사과한다. 양국의 이해를 구한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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