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굿바이 넬슨 만델라’.. 남아공 국민들 이별 준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넬슨 만델라(95)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위독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남아공 국민들이 그와의 이별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만델라가 입원한 프리토리아의 병원 밖에는 만델라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려고 꽃다발과 카드 등을 들고 온 시민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들 중 한명인 부지 므지만다는 “만델라는 세상을 바꾼 인물”이라며 “그는 모두에게 희망을 가져다줬다. 이제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수습 경찰관 36명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우리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아쉬워했다.

또 한 무리의 지지자들은 만델라를 위한 노래를 합창한 뒤 수십 마리의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보내는 기원 행사도 가졌다.

이 작은 ‘이벤트’를 준비한 켈빈 후고는 “비둘기를 날려보낸 것은 그가 우리에게 남아공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가져다준 것을 상징한다”면서 “그는 우리가 사회, 경제적 자유뿐 아니라 언론, 이동, 결사의 자유까지 누릴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만델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메시지는 나라 밖에서도 이어졌다.

모건 창기라이 짐바브웨 총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영감의 아이콘”이라고 칭송했고, 미국 백악관은 “만델라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이번 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남아공 방문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에는 친지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25일(현지시간)에는 케이프타운의 타보 마크고바 대주교가 병원을 찾아 만델라와 가족을 위로하는 기도를 주재하기도 했다.

마크고바 대주교는 “만델라에게 영원한 치유,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의 안식을, 조용한 밤과 평화롭고 완벽한 임종을 허락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폐 감염증 재발로 지난 8일 병원에 입원한 만델라 전 대통령은 22일께부터 상태가 악화돼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이후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상태에 변화가 없다. 의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델라는 어떤 인물?=1918년 남아공 동남부 음베조에서 마을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만델라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정책에 맞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끌며 투쟁하다 투옥돼 무려 27년간의 옥살이를 하게 된다.

국내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더 이상 아파르트헤이트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남아공 백인정권은 1990년 만델라를 출감시키고 ANC도 합법조직으로 인정했다.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를 통해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만델라는 ‘진실화해위원회’를 출범시켜 흑인과 백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 ‘무지개 국가’를 건설한 지도자로 평가받으며 퇴임 이후에도 남아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장기간의 감옥생활과 강제노역 등의 후유증으로 각종 질환에 시달려왔다.

폐질환이 가장 심각한 고질병이었다. 남아공 민주화 투사로서 27년간 투옥 생활을 하던 중 만델라는 1988년 폐결핵 초기 진단을 받았다. 폐에서 2리터의 체액을 뽑아냈고 어느정도 회복하는 데까지 6주가 걸렸다.

2004년 만델라는 “치료를 받은 지 4개월만에 폐결핵이 완전히 나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1월 92세의 나이에 급성 호흡기 감염으로 이틀 밤을 병원에서 보냈고, 지난해 12월에는 재발된 폐감염 치료와 담석 제거를 위해 3주 가까이 입원했다.

그는 지난 3월에도 검진을 위해 하루를 병원에서 보냈고, 3월27일부터 열흘간 폐렴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그리고 지난 8일 그는 또다시 폐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soohan@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