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11개국만 먼저 내년부터 실행하기로 했던 금융 거래세(일명 토빈세) 도입이 최소 6개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 웹사이트를 인용해 “금융 거래세가 내년 중반에나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행위는 그나마도 실행을 위한 “실무 협상이 연내 완료되고 참여국의 관련 입법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라고 단서를 달았다.
아니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U 외교 소식통들도 지난달 금융 거래세 도입이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 심각하게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행위는 지난 2월 내년 1월 1일부터 11개국이 먼저 토빈세를 도입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들 11개국에는 독일과 프랑스외에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벨기에, 그리스,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애초 내년부터 주식과 채권 및 파생상품에 모두 적용하려던 계획이 주식에만 예정대로 적용하고 채권은 늦어도 2016년에 동참시키는 쪽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상품 동참은 더 늦추기로 절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애초 주식과 채권에 대해 거래 금액의 0.1%를 과세하려던 것을 0.01%로 대폭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하면 토빈세 부과로 한해 350억유로(51조 2000억 원)을 거두려던 것이 10분의 1로 대폭 줄어든다.
영국과 덴마크, 스웨덴 등은 토빈세 강행 시 유럽 금융시장 경쟁력이 미국과 아시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유럽 금융 허브인 영국은 올해 들어 11개국의 합의를 위축시키기 위한 법정 투쟁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EU 관계자들은 토빈세에 합의한 11개국도 잇따라 실무 접촉을 가졌으나 과세 범위와 징수된 돈을 나누는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왔다고 전했다.
다음번 협의는 내달 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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