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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경제 악재’ 에 운다
기존 유로존 긴축정책 고집 탈피
9월 총선 앞두고 지출확대 공약
야당 집중 비난…3選 가도 빨간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법 사찰 등으로 ‘집권 2기의 저주’에 빠진 사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저조한 경제성적표 때문에 ‘3선(選)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지난 25일(현지시간) 선거운동에 돌입한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강조해왔던 긴축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정부 지출 확대 공약을 내걸며 야당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성장률, 더불어 국채금리 급등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유럽 경제의 회생을 주도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당장 27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당성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총선 공약으로 일반 가정에 세제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과 도로 건설, 세제상의 불평등을 없애고 직장 없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을 위한 연금 도입 등을 내걸었다. 이것만으로도 대략 210억유로(약 31조7600억원)가 든다. 사민당과 등 야당은 “진부한 얘기와 공허한 약속”이라고 비판했고,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는 “선거 사기 프로그램”이라고도 말했다.

슈피겔은 “메르켈은 유로존 재정위기 시기에 여당이 재정적인 책임을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해왔고 남유럽 국가들에는 긴축을 요구해왔다”며 “선거 캠페인 전략은 비싼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 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유로존 수장으로서의 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유로존 와해의 책임도 고집스레 긴축 정책을 주장한 그에게 돌아갈 수 있다. 미국은 실업률이나 국내총생산(GDP) 등에서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럽은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국채금리마저 상승해 빚으로 허덕이는 중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정상들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의 국가 부채 문제보다 더 해결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했고, 유럽인들은 지역을 통합하는 장점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60%, 이탈리아인은 75%가, 스페인과 독일은 각각 60%와 43%가 ‘유럽 통합이 국가경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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