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말이 지나치게 명확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미국 정책결정자들에게 지나치게 명확한 발언은 좋지않고 오히려 모호한 말이 더 좋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시기와 관련해 ‘올 연말’이라고 언급한 것은 마치 좋은 소식처럼 들렸으나 주식과 채권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 매도를 가져왔다.
이것은 경제정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몇가지 문제를 겪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에서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과 관련해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았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들과 평화 회담을 갖는다는 데 환영하는 입장을 표현했으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다음날 회담에 아프간 정부가 빠진 것을 알고 섭섭함을 표시했다.
경제, 외교, 정치 분야에서의 발언이 너무 명확하면 그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된다. 전임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과 폴 볼커는 연준의 전략에 대해 논할때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들이 의미하는 것은 언제나 명확하지만은 않았으나 대중을 향한 발언으로 시장에서의 대량 매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버냉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명확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으며 그런 점에서 앞의 두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AP는 전했다.
출구전략 시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에 있어 “모호함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아직 대본은 씌여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웨인 필즈 세인트루이스 주 워싱턴 대 정치 수사학 전문가는 “외교정책과 국내정책은 굉장히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재빨리 퍼지고 드러나게 된다”며 “정부가 침묵을 지키도록 해야하느냐, 기대하고 있는 명확하고 정확한 수준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호함으로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지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쉬운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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