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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값 하락, 금값도 예외는 아니었다…금 관련 금융상품 등 540억 달러 빠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난 한 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한 마디 말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워싱턴의 나비 한마리가 날개짓으로 불러일으킨 바람은 폭풍이 되어 주식, 환율시장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원자재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4월, 33년만의 사상 초유의 금값 폭락 사태를 경험한 미국 선물시장은 지난 19일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또 한 번 급락장의 쓴맛을 맛보아야 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8월물은 87.8달러(6.39%)나 떨어져 온스 당 1286.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역사에 길이 남을 금값 하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개월째 금값이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금 관련 금융상품들도 ‘나비효과’의 희생양 중 하나였다.

외신은 24일자 기사에서 헤지펀드들이 떨어지는 금값에 투자를 꺼리고 있어 금 관련 거래에서 540억달러(약 62조5000억원)이 빠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순매수 포지션은 29% 하락했고 대신 최근 8주 동안 매도 계약은 14%나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은 올해 상장지수상품(ETP)을 통한 보유 주식 규모를 20% 줄였다.

1조1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재산관리 은행의 짐 러셀 선임 자본 전략가는 “확실히 금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연준의 예상 속에 소폭 상승한 이런 움직임은 연준이 투자자들의 생각보다 조금 더 빠르게 출구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것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매입 규모도 줄이겠지만 더 이상 시장에 돈을 더 풀지 않으려는 중앙은행은 금 매입 규모도 줄일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다.

전세계 상장지수상품의 금 보유량은 올해 533.3메트릭 톤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올해 285톤을 더 팔 것이라고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17일자 보고서를 통해 전망했다. 미국 최대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 역시 2009년 2월 이래 처음으로 지난 주 1000톤 이하로 떨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올 4분기 쯤엔 금 가격은 온스당 120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크레딧 스위스 은행은 1년 안에 11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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