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스페인과 포르투갈이 15~16세기 대항해시대를 열어가는 동안 영국은 신항로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1500년대 중반 북극대륙을 따라 북방항로 탐험이 시작됐고 네덜란드, 프랑스 등 여러 국가들도 희생을 무릅쓰고 항로개척에 나섰다.
북극 항로는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를 경우 운송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연료 소비와 여행 시간이 절약된다. 외신은 23일(현지시간) 빙하가 녹으면서 러시아 북극 해안선을 따라가는 북극 바닷길이 열려 일본 요코하마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여행하는 시간이 종전보다 40% 줄고 연료 소비도 20%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2010년엔 북극항로를 이용한 배는 4척으로 지난해 북극 빙하가 340만㎢로 사상 최저 규모였을 때는 46척의 배가 이 바닷길을 이용했다. 파나마 운하는 1만5000척이 이용하고 수에즈 운하는 1만9000척이 이용해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미래는 밝다. 노르웨이 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통해 126만 톤의 물량이 이동했지만 오는 2020년이면 5000만 톤이 될 것이며 인구 3400명의 노르웨이 키르케네스는 북극 항로의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키르케네스는 전략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태평양과 지중해 양쪽으로 9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 스웨덴 북부와 핀란드 뿐만 아니라 극지방에 위치한 유전과도 가깝다.
신항로는 바렌츠해에서 추출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도 구미가 당기는 항로로 특히 북미 지역 셰일 가스 운송을 고려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아시아 지역은 지난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가스 수요가 늘어났으며 가격은 유럽보다 더 높아졌다.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것은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700만 달러가 더 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남반구 지역은 멀다는 점, 아직 무역회사들이 전통적인 항로를 더 선호한다는 점, 환경론자들을 중심으로 한 환경파괴 우려는 북방 항로의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러시아는 쇄빙선을 이용한 북극 항로를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회기반시설 보완을 위해 해안선을 따라 10개의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달 북극이사회 옵저버 자격을 얻었고 지난해 쇄빙선을 보내기도 했으며 북극 항로에 올 여름 첫 상업선박을 운행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중국은 국제 무역 운송의 5~15%를 신항로를 이용할 것으로 중국 극지연구소는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