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코피 아난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이 전세계 주요 기업들이 사용하는 조세피난처 때문에 빈곤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해마다 수백억 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난 전 총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있었던 UN안전보장이사회의 천연자원과 분쟁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조세 회피와 ‘수상한’ 거래들이 국가 수입에 손실을 가져오고 수십년간 아프리카를 괴롭혀 온 천연자원을 둘러싼 전쟁에 기름을 붓는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역외회사, 셸 컴퍼니(명의뿐인 회사), 조세피난처 등을 폭넓게 이용하며 공시기준과 투명성을 증진시키려는 아프리카 개혁가들의 노력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아프리카 진보 패널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익명의 셸 컴퍼니”들을 발견했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거의 140억 달러에 이르는 돈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5차례 거래됐다고 밝혔다.
이들을 합하면 자원많은 빈국들의 건강, 교육 분야 예산의 2배에 이른다고 AFP통신은 밝혔다. 아난 전 총장은 무역 가격 오류와 같은 조세 회피 기술을 통해 아프리카가 매년 국제사회의 개발 지원을 받는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개발 원조로 서방으로부터 한 해 300억 달러가 지원되지만 회사들은 조세 당국을 속이는 낮은 가격으로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
아난은 주요 8개국(G8)정상들이 최근 조세 회피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칭찬했으며 쉘 컴퍼니와 은밀하고 수상하며 착취하는 거래를 하게 만드는 다른 기술들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국제적인 세금납부 규칙을 보장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안보리가 “미네랄과 기타 천연자원의 약탈을 끝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분쟁과 연관된 자원들의 거래에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는 순회의장국인 영국이 마련했으며 공동성명이 기대됐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발표되지 않았다. 마크 라이얼 유엔주재 영국 대사도 몇몇 국가들이 성명 채택에 반대해 채택 불발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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