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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의사협회 “비만은 질병” 공식 인정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에서 비만은 병이다.

미국의사협회(AMA)가 논쟁 끝에 비만을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공식 규정했다.

19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AMA는 이날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 대표자 회의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AMA는 결의문에서 “비만은 신진대사와 호르몬과 관련된 질병의 상태이며 2형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의료계가 미국민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영향을 받는 비만과 싸우는 데에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MA의 이 같은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내 최대 의사 단체가 비만을 질병으로 선언함에 따라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약물이나 수술, 상담 등 치료방안이 개선되는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앞서 미국에서는 2004년 메디케어(노인 대상 의료보장 제도)에서 ‘비만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조항이 삭제됐다. 국세청(IRS)도 같은 해 비만 치료비에 세금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비만을 의료문제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럼에도 비만을 질병의 범주에 넣느냐 아니면 ‘만성질환’(condition)이나 ‘장애’(disorder)로 보느냐는 여전히 논란거리였다.

‘비만은 질병’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비만이 신체기능 저해 등의 증상을 불러오기 때문에 질병의 기준에 들어맞는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면 비만이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데에서 비롯된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로잡고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은 비만 자체에서 특정한 증상이 비롯되기보다는 다른 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비만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근거로 내세웠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면 미국인 3분의 1이 환자가 된다는 점, 비만인들이 약물이나 수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 등도 지적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비만의 질병인정 여부를 검토해온 AMA의 공중보건ㆍ과학 자문위원회도 비만을 질병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이사회에 권고했다.

그러나 AMA는 대표자회의에서 자문위의 권고를 뒤집고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AMA는 “비만을 질병이 아니라 잘못된 생활 습관의 결과로 보는 것은 개인이 담배를 피우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나타난 폐암이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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