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살포 파티 끝나면 버블 붕괴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QE) 정책의 출구전략을 선언한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은 ‘예고된 악재’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구전략 당사국인 미국도 이번 발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악재가 될지 호재가 될지 갑론을박이 뜨겁다.
미국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규모 양적완화라는 인위적 부양책에 따른 착 시효과일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반짝 회복 뒤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경기 둔화→양적완화→미국경기 반짝 회복→출구전략→신흥시장 불안→세계경기 침체 가속화→미국경기 침체 등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냉키, 미 경제 회복 자신=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로드맵 발표가 성급한 긴축을 예고하며 미국경제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19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는 일종의 긴축으로 보고 있다”며 “Fed가 조만간 금리도 올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회복을 자신했다. 그는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2.8%에서 2.3~2.6%로 소폭 하향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제시한 2.9~3.4%에서 3.0~3.5%로 올려 잡았다.
실업률은 6.7~7.0%에서 6.5~6.8%로 하향조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 물가 전망치를 크게 조정해 당초 전망치 1.3~1.7% 범위에서 0.8~1.2% 범위로 낮췄다.
▶당근(양적완화) 없이도 성장 지속에는 의문=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이 받을 충격을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버냉키 의장은 정책은 미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유입되는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이 부양책을 종료하는 것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은 차가 속도를 높임에 따라 가속 페달을 느리게 하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불확실성 해소’ vs ‘구체적 시점 언급 극단적’이라는 온도차를 보였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의 조지 러스낵 전무는 “연준이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긴축 시작에 대비하게 하는 동시에 이런 긴축이 너무 극단적이고 시장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랜드콜트 캐피털의 토드 쉔버거는 “FOMC 성명은 최근의 잇단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언급에 ‘멀리건’을 준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은 양적완화 자체보다는 2015년까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부분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