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감소…가격 상승 부채질
참치 맛을 알게 된 ‘왕서방’ 탓에 국제 생선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18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참치, 굴 등 고급 생선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가 늘면서 5월 국제생선 가격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15%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기준이 되고 있는 이 지수는 자연산과 양식 생선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2011년 중반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내렸다가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 등지의 수요는 늘었으나, 생선 수확량은 감소해 가격 폭등을 부추겼다. 이 때문에 국제 생선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FAO 측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중요 어종의 공급량이 많지 않아 향후 수 개월간 생선 가격은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중국인의 식문화 변화로 곡물이나 가축사료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똑같은 현상이 최근 국제 수산물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제 수산물시장 교역 규모는 1300억달러(약 1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민물에 사는 흰살 생선 ‘틸라피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지만, 최근 연어나 조개류 등 흰살 생선과 다른 종류의 수산물 수입을 늘리고 있다.
FAO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굴, 홍합 등 조개류 소비량은 전년 대비 20% 늘었으며 중국은 차츰 비싼 조개류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외 지역 조개류 공급량은 더욱 줄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굴 가격은 지난 3년 새 거의 배나 올랐고, 올해 굴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바이러스가 돌아 세계 굴 공급량이 급감, 굴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참치 가격은 전년 대비 12%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새우 가격은 22%, 연어 가격은 27%나 올랐다.
FT는 참치는 생산량은 줄었으나 기존 참치캔뿐 아니라 회나 초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값이 더 올랐으며, 새우는 주 생산지인 동남아에서 질병으로 인해 생산이 급감해 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FAO는 보고서에서 국제 생선 가격이 오른 또 하나의 이유로 신흥개발국에서 점차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이 급증, 세계 생선 소비량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