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前회장 짐 오닐 지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단행 땐 채권시장이 붕괴될 것이고, 벤 버냉키 Fed 의장도 이를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짐 오닐 전 회장은 12일 블룸버그TV 회견에서 투자자가 출구전략 실행 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단번에는 아니지만 계속 상승해 4%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 상황이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해 채권시장에 충격을 가했던 상황과 흡사하다”고 경고했다.
오닐은 이어 “버냉키가 채권시장 붕괴를 저지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의 시장 소요는 Fed의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어떤 상황이 될지를 예고한 것”이라면서 “특히 과다한 자산거품에 대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주식ㆍ채권 및 외환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이른바 ‘트리플 위기’ 속에 12일 14개월 사이 기록인 2.27%까지 치솟았다. 채권 시세와 반대로 가는 수익률 상승은 시장이 그만큼 채권을 위험하게 본다는 의미다.
오닐은 일본은행이 추가 부양 조치를 보류한 것이 시장을 더욱 흔들었다면서 “이른바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투자자와 채권 간의 오랜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표현했다.
마켓워치는 그러나 시장과 연준 상황이 당시와는 달라서 그런 충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오닐은 “지난 몇 주의 시장 움직임은 충격 재발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의 시장 움직임은 ‘투명성’과 ‘명확함’은 다른 것임을 보여줬다”면서 “연준이 ‘단계적인 유동성 회수’를 강조하지만, 이것이 경제근간과 자산가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오닐은 출구전략 실행 시 고수익 공채와 신흥시장 채권이 특히 타격받을 것이라면서 경상적자가 심한 나라는 더욱 충격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경상적자가 심각한 인도가 최근 자금 대거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3일 ‘전 세계 자금 이동이 시장 혼란을 가중한다’는 제목의 1면 분석에서 “버냉키가 대책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지하는 것이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