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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弗=95엔 붕괴…다시 엔고, 왜?
엔저 시대, 한 달 천하로 끝날 것인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 완화 출구 전략 시사 발언 이후 전 세계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르고 있다.

1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0엔을 돌파한 지 한 달 만에 95엔선이 붕괴됐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94.94를 기록했다. 이로써 엔/달러 환율은 지난 4월 4일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이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3극(미국ㆍ일본ㆍ유럽)의 양적 완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안전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넘치는 유동성에 중독된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출구 전략 불안과 일본의 양적 완화 불확실성, 유럽의 미증유 완화책인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에 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청문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자 패닉 상태에 빠졌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전통적 안전 자산인 미국ㆍ일본ㆍ독 국채 혹은 금을 외면하고 엔화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엔고 배경에는 ‘현금이 왕’이라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며 “글로벌 투자금이 달러와 유로, 신흥국 통화가 아닌 엔으로 몰리는 이유는 투자자 사이에서 가격 변동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ㆍ일ㆍ독일의 국채금리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다 금값은 하락 추세여서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이 있는 자산을 매각해 주요국 통화로 옮기고 있다”며 “현금 혹은 그에 가까운 자산을 보유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금협회의 연기금 어드바이저 도시마 이츠호는 “투기 세력이 양적 완화 의존 증상이 심한 시장의 심리를 이용해 거래에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며 “엔 선호는 이들 자금의 주차장(도피)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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