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회사빚 줄이려 사재턴것”
블룸버그 ‘개인회사 전환’해석도
바나나 브랜드로 유명한 세계적인 청과회사 ‘돌(Dole)’의 최고경영자(CEO)가 프리미엄까지 얹어주며 자사주 전량 매입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돌의 데이빗 머독(90) 회장이 자사 주식 6억4500만달러치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머독은 10일 종가에 18%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12달러에 잔여지분 60%를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의 매입 시도로 11일 돌의 종가는 22.16%나 상승한 12.46달러를 기록했다.
머독 회장이 이미 회사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전량 매입에 나서자 이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그가 돌을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회사로 바꾸기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이사회에 보낸 e-메일에서 강력한 오너십으로 회사를 이끌겠다는 장기적인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머독의 강력한 오너십과 CEO로서의 역할, 강력한 지위를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경영권의 불확실성은 시장이 싫어하는 것이라며 머독의 지분 인수를 개인회사로 전환하려는 행보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가 회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머독 회장이 사재를 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소 무리수를 둔 이번 자사주 매입이 바로 회사를 유동성 위기에서 구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 돌의 부채는 16억4000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나 회사가 가진 현금 자산은 1억1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돌은 지난 4월 포장식품 사업 부문과 아시아지역 사업을 일본의 무역회사인 이토추에 16억9000만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최근 돌은 주력상품인 바나나의 수요가 들쑥날쑥하고 딸기 등의 상품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조인트 벤처 설립이나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머독은 지난 1985년부터 2007년까지 27년간 회사를 이끌어오다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섰다. 개인재산 24억달러로 포브스 선정 미국 내 213위 부자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