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구전략 시사 두달새 7.5% 하락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으로 신흥국 외환위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급격한 해외투자자금 유출로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인도 루피화가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달러당 1만루피아 붕괴가 가시화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달러 투자에 나서면서 신흥국 통화를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JP모간 인도의 사지드 치노이(Sajjid Chinoy)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인도만의 일이 아니며 신흥시장 전체가 피를 흘리고있다”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터키와 견줘 본다면 인도는 중간 정도”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루피화는 1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1.9% 하락한 달러당 58.15 루피로 장을 마감해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루피화 가치는 5월 이후 달러 대비 7.5% 평가절하됐다. 이런 추세라면 달러당 60루피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도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루피아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약세가 지속될 경우 조만간 달러당 1만루피아 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총재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조만간 끝낼 것이라는 관측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며 “이에 대처하고 루피아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