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차 생산위한 센서 살아났다”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자동차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도요타 아키오(57·사진) 사장이 ‘지옥의 코스’ 경주에 직접 참가해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했다.
지난달 17~20일 있었던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한 도요타 사장은 사내외의 우려를 무릅쓰고 직접 핸들을 잡았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레이싱 슈트 차림의 도요타 사장은 어느 때보다 더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헬멧을 쓰고 동료를 격려하면서 도요타 레이싱 카 ‘렉서스 LFA’에 탑승했다”고 묘사했다.
도요타 회장의 출전은 2007년과 2009년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도요타 사장에게 4년 만의 출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뜻 깊다. 지난 4년간 도요타자동차는 유례없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에서 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했고, 2010년에는 도요타 사장 자신이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이듬해에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생산라인이 타격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센카쿠 문제로 인해 중국에서 불매운동이 일었다.
하지만 올해 도요타는 엔저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아시아 제조기업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17~20일 독일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해 레이싱 슈트와 헬멧을 쓴 드라이버로 변신했다. 도요타 사장은 ‘도로가 차를 만든다’는 철학 아래 최고경영자로서 직접 ‘지옥의 경주’에 참가, 도요타 차량의 성능을 뽐냈다. [사진=닛케이] |
도요타 사장은 경주를 끝내고 “노면과의 대화를 즐길 수 있었다”며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체내의 센서가 살아났다”고 흥분된 기색으로 말했다.
도요타 사장의 이번 참가는 실적 회복이라는 목표를 완수한 단순한 보상 차원이 아니었다. 드라이버와 기술자가 경험을 공유해 얻는 ‘공통언어’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철학에 기반한 것이다.
도요타 사장은 “도로가 차를 만든다”는 말을 평소에도 수없이 되뇌어왔다. 매력적인 자동차는 실험실이나 정비 테스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요타 사장은 기복이 많은 노면에서 차량을 달리게 하고 단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참가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도요타 사장은 또 ‘현지현물(現地現物)’이라는 사훈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 ‘현지현물’은 “자신이 한 일의 결과를 현지에서 분명히 확인하라”는 내용으로, 조 후지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2001년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립한 덕목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도요타는 BMW와 아우디 등 독일 유수 자동차 기업의 성장 발판이 됐던 자동차 개발의 성지인 뉘르부르크링 대회에서 자사 제품의 성능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