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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증시 요동…아베노믹스 ‘일시 조정’ 이냐 ‘붕괴’ 냐
닛케이지수 9일만에 16%이상 급락
엔·달러환율 장중 98엔까지 추락
美 양적완화 축소우려 日시장 요동

시장선 일시적 조정 관측 우세속
FT “인위적 엔저 日에 거짓 경쟁력”
전문가 “국가주도형 버블 성공못해”



파죽지세였던 아베노믹스가 꺾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80% 이상 급등했던 일본 증시가 5월 고점 이후 9거래일 만에 16% 이상 급락하며 1만3000 선도 위협받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으로 재정 부담이 커진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의구심으로 엔/달러 환율도 한 달여 만에 100엔 선이 깨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급등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분석과 함께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시장 요동 왜?=지난 3일 닛케이평균주가는 3.72% 빠지면서 1만3261로 마감했다. 지난달 23일(7.32%)과 30일(5.15%)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급락이다. 4일에도 1% 이상 하락 출발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한때 98엔대까지 주저앉았다. 다시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국채금리도 0.8%대를 유지하면서, 장기 금리를 낮춰 경기를 살리겠다는 일본은행의 의도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치는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 부진한 중국 경제, 엔저 기조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미국과 일본의 양적 완화가 겹쳐 일본 주가 상승, 엔화 가치 하락, 달러 강세를 연출해왔지만,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움직임은 유동성의 역류를 예고해 급속히 진행된 엔저와 주가 상승의 조정 장기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차례 양적 완화를 단행하면서 지난 5년간 달러 유동성을 6조달러로 3배 증가시켰다.

우에노 야스야 미즈호증권 분석가는 “오랜 기간 미국의 양적 완화라는 온탕에 잠겨 있던 금융시장이 약간의 축소 시사 움직임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출구 전략을 단행하면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일본 국채도 오르게 된다.

Fed가 장기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위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사들이면서 채권 가격을 지탱해왔는데, 이를 축소 혹은 종료하게 되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일본 국채금리는 미ㆍ일 국채 스프레드 확대로 인해 엔 캐리트레이드 기회가 늘어나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된다.

주식투자자들의 공포는 금리가 급등하면 의도적인 엔저와 초저금리로 경제를 살리려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수 있다는 데에 기인한 것이다.

이제 관심은 오는 7일 미국의 고용 통계에 모이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 악화 땐 Fed의 양적 완화 축소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증시의 조정 장기화가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일시 조정이냐, 아베노믹스 붕괴냐=시장에서는 일본 증시 급락이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아베노믹스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국가주도형 버블’이 성공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시장에서 유례없는 증시 급등에 따른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풋옵션과 같은 헤지 수단 없이는 일본 주식을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2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인빅터스 RG그룹의 라즈 굽타는 WSJ에 “아베노믹스는 노동력 급락이라는 경제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아베노믹스가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 “아베노믹스의 진짜 위험은 인플레나 엔저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과도하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인플레 상승-초저금리’는 양립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엔저가 일본 경제에 거짓된 안도감과 경쟁력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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