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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미권 대학생들 "돈 버는 게 세상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새 트렌드
악착같이 벌어, 세상을 구하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3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현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ㆍ28)는 지난 2011년 아프리카에 자선활동을 다녀온 이후 인생 반전의 계기를 경험했다.

물 마시고 음식을 먹는 일상마저 쉽게 영위하기 힘든 아프리카 르완다인들의 참상을 보며 깨달은 바가 컸다. 자선활동 중에 그곳 아이들을 후원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매 경기에서 ‘나의 한 타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임해 지난 3월 드디어 세계랭킹 1위에까지 올랐다.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아프리카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골프를 치다보니 한 타에 일희일비하던 예전 나쁜 버릇이 사라지고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게 승리의 비결.

루이스에게 ‘아프리카 효과’는 실로 엄청났다. 그녀는 “내가 잘 치면 남을 더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자선활동을 다녀온 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스테이시 루이스

이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자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돈만 있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어떠한 이상도 실현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돈을 버는 데 최선을 다하고 그 돈을 아낌없이 사회에 기부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말판 ‘월스트리트에서 세상을 구하라’ 제하의 기사에서 MIT 공대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금융권에 취업했다는 제이슨 트릭을 집중 조명했다.

미 명문대 인기학과를 졸업한 25세의 이 청년에게 진로 선택의 폭은 넓었다. 미국에서 인기 직종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거나, 석박사 과정을 거쳐 학계로 진출하거나 의사가 돼 암 치료약 개발에 매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을 돈으로 삼은 그는 초단타 매매를 주로 하는 헤지펀드사에 입사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고액연봉을 받으며 투자금을 불려나가는 프로그램 개발을 맡았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연봉은 치솟고 있다.

이 회사에 다니는 그의 인생 목표는 멋진 집이나 차가 아니다. 그에게 최대 화두는 ‘돈을 많이 벌수록 좋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는 ‘말라리아퇴치재단’이 세상에서 유익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이 단체에 자기 연봉 중 절반을 기부하고 있다. 이 단체는 2500달러만 내면 한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제이슨 트릭이 다니는 회사 애널리스트는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그가 최소 5만달러를 기부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그는 매년 20명의 목숨을 구하고 있는 셈이다.

WP는 여전히 도덕적 해이에 빠진 월스트리트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존재하지만, 제이슨 트릭과 같은 삶을 추구하는 미국과 영국의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진단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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