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루탄ㆍ물대포로 진압
국제사회 “폭력적 진압” 우려
[헤럴드생생뉴스]터키 이스탄불의 도심 탁심 광장에 있는 게지공원을 지키려는 시위가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격화되고 있다.
터키 언론들은 1일(현지시간) 경찰이 5일째 접어든 ‘탁심 점령(Occupy Taksim)’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강경 진압을 벌여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동참하고자 탁심광장으로 진입하려던 청년들은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시위대 수천명은 탁심광장에서 보스포러스대교로 행진하는 거리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게지공원을 없애고 이곳에 대형 쇼핑몰을 짓는 공사를 저지하고자 지난달 28일 ‘탁심연대’가 공원을 점령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980년대에 결성된 탁심연대는 게지공원이 이스탄불 베이올루구에 남은 마지막 숲이라며 이 공원에 어떤 건물도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탁심연대를 주축으로 한 시위대는 게지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보초를 서면서 숲의 중요성을 알리고 묘목 심기와 미니 콘서트 등을 벌였다.
경찰이 지난달 30일 평화롭게 시위하던 소규모 활동가들에게 최루탄과 물대포를쏘면서 진압한 뉴스가 전해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가세해 시위대 규모가 크게 늘었다.
야당인 공화인민당과 평화민주당의 중진 의원들도 시위 현장을 방문해 공사 현장을 가로막는 등 시위대에 동참했다가 경찰의 진압에 피해를 보기도 했다.
전날에는 경찰이 대규모 진압을 벌여 100여명이 다치고 63명이 연행되자 시위는반정부 투쟁의 양상으로 확대됐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경찰은 탁심 지하철역 안에도 최루탄을 쏘고 역 출입구를 폐쇄해 승객들이 최루가스로 고통받았으며 운행도 중단되는 등 도심의 혼란이 가중됐다.
수도 앙카라에서도 전날 ‘탁심 점령’ 시위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으며 일부 시위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터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국제사회는 폭력적인 진압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건강한 민주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경찰의 진압으로 부상자가 많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스테판 풀레 유럽연합(EU) 확대담당 집행위원도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점을 강조했으며 다음 주 터키 법무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시위대에 위험한 최루탄을 쏜 것은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게지공원은 이스탄불의 첫 도시계획에 따라 1943년 이곳에 있던 군부대를 철수시키고 조성한 공원이었으나 1950년대부터 호텔들이 들어서면서 녹지 규모가 줄었다.
이곳에 들어설 대형 쇼핑몰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자 전날 보이네르와 YTM, 다마트 등 터키의 주요 의류업체들은 신규 쇼핑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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