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바퀴벌레들이 진화했다. 과거 주방과 화장실에 붙어 있던 바퀴벌레약은 이제 상대도 되지 않는다. 달콤한 성분을 찾다 약을 먹고 죽은 바퀴벌레들이 이제 설탕 성분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외신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곤충학자 줄스 실버만이 미끼 실험을 통해 바퀴벌레들이 포도당을 혐오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줄스 실버만은 “바퀴벌레는 적응력이 강한 동물”이라며 “우리와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핵심은 바퀴벌레의 두뇌에 신호를 전달하는 특정 뉴런이다. 일반적인 바퀴벌레라면 포도당이 바퀴벌레를 이끌지만 돌연변이 바퀴벌레는 이와 반대로 먹을 수 없는 나쁜 맛으로 인식한다. 이런 특이한 현상은 플로리다 뿐만 아니라 푸에르토리코 곤충의 후예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연구진은 특히 독일 바퀴벌레에 집중했으며 미국 바퀴벌레만큼 크지 않아 채소가방에 숨어 집안으로 침투할 수 있다. 이런 까다로운 식습관은 이런 작은 바퀴벌레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이들은 서던캘리포니아, 신시내티, 인디애나, 한국, 러시아 등에서 서식한다.
연구진은 다양한 지역에서 채집한 19마리 바퀴벌레 중 7마리 만이 포도당을 싫어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포도당을 싫어하는 바퀴벌레는 포도당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을 먹는다. 연구진은 바퀴벌레 약을 만들때 포도당을 제거하거나 이를 덮어두는 것을 권한다.
어떻게 바퀴벌레들이 진화하며 독성물질을 피하는지 연구하면 이들이 피할 수 없는 바퀴벌레 퇴치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아직 플로리다 바퀴벌레가 언제 처음 포도당 미끼를 접하고 입맛을 어떻게 빨리 변화시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진은 대략 5년 안에 바퀴벌레의 포도당 회피가 종에 널리 퍼져 더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바퀴벌레의 경우 1~3개월동안 25세대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당 회피는 개별적으로 나타나지만 바퀴벌레 후손들은 포도당을 회피하는 성질을 물려받고 다른 바퀴벌레로 대체되며 생존과 재생산에 장점이 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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