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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풀꺾인 금 · 구리…유가만 다시 타오른다
美30년래 최대 비축·고실업률 불구
경제회복 기대감 유가 나홀로 강세
WTI 올 4.6% 상승…대체 투자로 각광



국제상품(Commodity) 시장에서 금이나 구리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의 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는 상품시장 투자자들에게 우울한 해였다. 올 들어 미국 증시는 16% 급등한 반면, 다우존스-USB 상품지수는 올 들어 5.6% 내렸다.

이처럼 국제상품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상황이 다르다. 원유선물 가격은 지난 금요일 배럴당 96.02달러를 기록, 올 들어 4.6%나 올랐다.

올해 금이나 구리 등 대표적인 상품이 급락한 국제상품시장에서 국제유가는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종목이다.

원유 거래부문 수익은 미국 경제가 별 특징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눈에 띄게 나타난 실적이어서 더더욱 주목된다. 현재 미국 원유 보유량은 최근 30년래 최고치를 넘어섰고 미국실업률은 7.5%,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목표한 2% 이하를 밑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원유가 상승은 자산시장이 침체되고 대체 투자 대상을 찾는 저금리 환경에서 금융시장의 거래 변화 추이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원유 호황은 다음 6개월간 수요가 회복되고 우리가 충분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스턴 소재 원유 및 천연가스 헤지펀드인 어플라이드에너지어낼리틱스의 자야 바즈파이 총괄 이사가 말했다.

그는 “상품시장이 침체돼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성공 신화를 쫓는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는 다른 상품들과 함께 거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연준이 양적완화로 2차 채권매입을 결정해 상품시장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그랬다.

최근 들어 상품시장에서는 원유가 증권보다 더 활발히 거래됐다. 국제적 에너지 수요가 늘고 원유시장에 달러가 지속적으로 투자됨에 따라 미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원유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품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고 씨티 선물 퍼스펙티브의 애널리스트 팀 에반스는 말했다.

유럽 당국이 지난 2008년 배럴당 원유가가 147달러까지 급등한 것에 대해 글로벌 원유업체들이 공모했다는 의혹 조사를 벌인다는 소식이 변수다. “그 의혹은 말도 안 된다”고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거래 및 시장 부문 대표이자 현재 매릴랜드대 로스쿨 교수인 마이클 그린버거는 말했다. 그는 “원유시장은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가격이 크게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금 선물은 285%의 수익을 거뒀고 미국 원유선물은 230%의 수익을 올렸다. S&P500 지수에 따른 증권 투자 수익률은 114%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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