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혼다·소니등 연간순익 ‘고공행진’
아베노믹스로 ‘잃어버린 20년’ 절반 만회
반년만에 닛케이평균지수 43% 끌어올려
자신감 싣고 해외 공략
인도와 원전협정 재개로 日 원전수출 가속
아프리카 자원개발 20억弗 투자…中 위협
골드만삭스등 해외기업들 日투자도 줄이어
‘아베노믹스’로 무장한 ‘일본주식회사’의 세계 경제 침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일 과거사 관련 망언을 쏟아내고 있는 아베 총리는 일본 내부에서는 ‘세 개의 화살(금융완화, 재정확대, 성장동력)’을 통해 엔저를 가속화하며 일본 제조업을 깊은 잠에서 깨우고 있다.
70%가 넘는 지지율을 등에 업은 아베 총리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경제 영토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제조업 부활ㆍ증시 고공행진=엔저는 일본 제조업을 일으켜 세웠다. 엔저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제조업 일등공신에 날개를 달아줬다.
일본 1위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는 2012회계연도(2012. 4~2013. 3) 연간 순익이 전년 대비 240% 급증한 9621억엔, 혼다는 순익이 73.6% 늘어난 3671억5000만엔을 달성했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소니도 엔저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2012회계연도 그룹 전체 순이익이 430억3000만엔을 기록, 5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제조업 부활에 힘입어 일본 증시는 지난 15일 5년 만에 1만5000선을 돌파했다. 아베 정부 출범 반년 만에 43% 급등했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잃어버린 20년’으로 일본 기업의 시가총액은 360조엔을 잃었다”며 “아베 신조 정부의 정책 ‘아베노믹스’로 이중 약 절반이 만회됐다”고 아베 정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엔저 자신감 해외공략 가속=아베 총리는 엔저 자신감을 앞세워 발빠르게 해외 공략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내년 1월 인도와 원자력 협정 체결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오는 2020년까지 100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원전 18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원전 1기 건설비는 5000억엔 규모로,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강소 등 일본 원전 대표기업은 대형 수주를 잡기 위해 출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아베의 원전 세일즈는 아시아, 중동, 동유럽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17~18일 예정된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17일 폴란드를 방문해 이곳에서 ‘비제그라드 그룹’이라고 불리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4개국 정상과 만나 원전 수출의 초석을 다진다.
앞서 아베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터키와도 원자력 협정 체결에 나섰다. 아베노믹스로 촉발된 엔저로 일본의 원전 가격 경쟁력이 크게 상승해 일본은 최근 한국과 맞붙은 터키 원전 수주전에서도 승리했다.
일본은 아프리카 자원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20억달러 투자하기로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투자를 통해 천연자원을 확보하고 검은 대륙의 외교 무대에서 미국과 중국을 추월하겠다는 목표다.
▶해외기업은 일본투자 눈독=일본의 경제가 살아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일본 투자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 대기업이지만 이례적으로 일본 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골드만삭스가 일본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등에 향후 5년간 3000억엔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금도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일본 증시의 외국인 순투자 규모는 2조엔을 돌파했다. 외국인 자본 이득은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경제와 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의 일본 집중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