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전세계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순위 선정…파리경영대학 1위, 이에세·IMD·에사데·하버드 順
맞춤형 과정은 美듀크대 1위무시험 자유입학은 IMD 선두
아시아에선 카이스트 28위
연초 발표한 MBA 전체순위
하버드 1위…성균관대 51위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고, 잘난 학생은 선생님을 탓하지 않는다. 스승의 날,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대상이 되어야 하고 ‘공부는 자기 하기 나름’이란 말로 학생에게 책임을 떠맡길 때도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듯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서도 좋은 학생이 나올 수 있지만 그 ‘나름’이란 것도 대개가 선생님과 학교, 학교 내 커뮤니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취업난이 극심한 요즘, 대학원 진학은 취업 유예기간의 연장과 커리어 쌓기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경영전문대학원(MBA)은 젊은 경영학도들에겐 전공의 전문화, 비전공자에겐 새로운 분야의 개척, 직장인 및 경영자들에겐 실무적 적응력과 생존성 강화를 위한 곳이다.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는 만큼 어떤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3일 전 세계 경영대학원(MBA) 내 ‘최고경영자 과정(Executive education ranking)’ 톱 50를 선정해 발표했다.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며 나이든 경영자들의 최고경영자과정 수요도 늘고 있다. 보다 빠른 기간동안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하는 학생들의 요구에 각 학교들은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도 하며 과정의 교육기간도 3주 정도로 줄이고 있다. 사진은 전체 1위를 차지한 파리경영대학 |
▶세계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경영대학원 1위는 HEC Paris=FT는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대학으로 파리경영대학(HEC Paris)을 1순위로 꼽았다. 2위는 스페인의 이에세(Iese)대학 경영대학원, 3위는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었으며 4위는 스페인의 에사데(Esade)대학 경영대학원, 5위는 미국의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었다.
미국의 스탠퍼드대는 6위, 시카고대가 7위, 리더십 전문 연구기관인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이 8위, 선더버드 글로벌 경영대학원(Thunderbird School of Global Management)이 9위로 미국 소재 대학들이 상위권을 점령했으며 10위는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대학이었다. 이밖에 영국의 런던대 경영대학원(11위), 옥스퍼드대(13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와튼스쿨(14위), 컬럼비아대(21위), 스웨덴의 스톡홀름 경제대(29위), 멜버른대 경영대(33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맞춤형 과정(customised programme)과 무시험 자유입학과정(enrolment programme) 두 분야를 합산한 것으로 공동조사에서는 준비성(Preparation), 교수법과 자료(Teaching Methods & Materials), 교수진(Faculty), 신기술 및 학습(New skills & Learning), 시설(Facilities), 미래 효용성(Future use) 등을 평가했고 맞춤형 과정의 개별 학교 조사에서는 국제참여도(International participants), 국제프로그램(Overseas programmes), 파트너학교(Partner schools), 교수진의 다양성(Faculty diversity) 등을 평가했다.
무시험 자유입학과정 부문 선두에 오른 스위스 IMD |
▶분야별 최고는 누구?=맞춤형 과정 부문에서는 미국의 듀크대가 1위를 차지했다. 파리경영대는 2위에 머물렀다. 이에세대학이 3위, 에사데대학 경영대가 4위, CCL이 5위를 기록했다.
IMD가 6위에 머무른 가운데 미국의 밥슨 최고경영자 교육과정(Babson Executive Education)이 7위, 영국의 크랜필드 경영대학원이 8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9위, 스탠퍼드대가 10위에 올랐다.
이밖에 하버드대는 13위, 시카고대와 런던경영대가 17위, 펜실베이니아대 21위, 보스턴대가 24위를 기록했다.
무시험 자유입학과정 부문에선 스위스의 IMD가 1위를 기록했으며 2위는 이에세대학, 3위는 선더버드 글로벌 경영대, 4위는 하버드대, 5위는 시카고대가 자리했다.
이어 6위는 인시아드대, 7위는 파리경영대, 8위는 스탠퍼드대, 9위는 에사데대학, 10위는 미시간대가 차지했으며 한국은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이 28위를 기록해 중국의 CEIBS(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를 제치고 아시아권 대학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맞춤형 과정 부분 1위 미국의 듀크대 |
▶최고경영자 과정은 이렇게 변화한다=최고경영자들에게 배움과 함께 중요한 것은 돈과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은 시간에 적은 돈을 들여 많은 교육적 효과를 얻고자 한다. 최고경영자 과정은 또한 이들의 고용에 대한 욕구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혹은 50대 인구에서도 갑자기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며 FT는 대개 이런 경영진에 대한 교육은 기업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추세도 바뀌고 있다. 에릭 웨버 스페인 이에세대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학비를 지불하는 것을 보면 대개가 회사들이 부담하고 있으며 80%의 학생들이 기업 후원으로 다녔지만 이제는 그 수가 40~5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회사에서는 나이든 경영진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현금을 소비하고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 때문에 IMD의 경우 짧은 기간에 교육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프로그램 기간도 3주 정도로 구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MD의 매출은 10년 전만 해도 1주 이하의 교육과정은 매출의 4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60%를 차지하는 정도가 됐다.
전체평가에서 5위(미국에선 최고순위)에 오른 하버드대. |
또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인시아드대학의 관계자는 최근엔 젊은이와 나이든 학생들이 모두 배울 수 있도록 연령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경영대학원에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직장을 유지하거나 승진하기 원하는 사람들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FT는 최고경영자과정 프로그램이 나이보다 경력에 더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금융위기로 인해 경영자들의 지식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FT가 매년 선정해 연초 발표하는 전 세계 MBA 순위에서는 하버드대가 8년 만에 1위에 올랐다. 2위는 지난해 1위였던 스탠퍼드대 MBA가 차지했고, 3위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 지난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 MBA 중에는 성균관대가 51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 66위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고려대(86위)가 처음으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출처=위키디피아·IMD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