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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리즈 마야 피라미드 산산조각…건설현장 자갈로
[헤럴드생생뉴스]카리브 해에 접한 중남미의 벨리즈 공화국에서 가장 큰 마야 문명 시대 피라미드 가운데 하나가 불도저로 파괴돼 도로 건설 공사장에서 쓰는 자갈로 변하고 있다.

벨리즈 고고학연구소의 하이메 오 소장은 13일(현지시간) 벨리즈 북부지역의 노물 지구에서 지난주 피라미드 파괴 현장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고대 제례의식의 중심지였던 이 피라미드는 최소한 23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멕시코와 접경한 북부 벨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이다.

오 소장은 “사람들이 도로공사에 쓰려고 피라미드를 파괴하다니…. 복부를 강타당한 느낌”이라면서 “정말 무섭다”고 한탄했다.

노물 피라미드는 개인 소유의 사탕수수밭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 소장은 피라미드 유적이 잘 알려졌었고 주변이 평탄한 지형이어서 건설업자들이 30m가 넘는 피라미드를 천연 언덕으로 잘못 판단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도 이 피라미드가 고대 구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 사진에는 굴착기들이 피라미드 경사면을 찍어내는 장면, 중심부에 남은 석회석 자갈들과 함께 굴착기가 돌을 걷어낸 자리 위에서는 고대 마야인들이 쓴듯한 방도 보인다.

오 소장은 “고대 마야인들이 머리에 이고 운반한 돌로 만든 피라미드를 굴착기 등 현대 장비로 완전히 파괴했다”면서 “이들은 왜 문화적 중요성이 없는 지역에서 돌을 캐내 쓰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벨리즈 경찰 당국은 조사를 진행중이며 형사 소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물 피라미드 유적은 사유지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벨리즈 법률에 따라 정부의보호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단체인 ‘행동을 통한 자유 시민 조직’은 노물 피라미드 파괴 문제에 대해 “환경과 역사에 대한 불경 사례”라고 비난했다.

고대 마야 문명은 벨리즈 지역을 포함해 멕시코 동남부 지역과 과테말라, 온두라스에 걸쳐 번창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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