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어느 은행도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이 될 거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주요 은행들 가운데 4개월 전에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본 은행들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다우존스 사가 지난해 말 세계 주요 외환거래 은행 15곳의 외환거래 전문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어느 은행도 올 2ㆍ4분기에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대로 진입할 것임을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나마 엔ㆍ달러 환율을 실제와 가장 비슷하게 예측한 은행은 모건스탠리였다.
모건스탠리는 엔ㆍ달러 환율이 올 2ㆍ4분기에는 달러당 97엔, 올 연말에는 달러당 100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럽 최대은행이자 영국계 은행인 HSBC홀딩스는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해 실제와 가장 동떨어진 예측을 한 은행으로 꼽혔다.
HSBC홀딩스는 지난 1월 엔ㆍ달러 환율이 올해 중반에는 달러당 78엔, 올해 말에는 달러당 74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곧이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통화 완화정책을 골자로 한아베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HSBC홀딩스도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엔ㆍ달러 환율 전망을 수정했다.
그렇지만, HSBC홀딩스는 여전히 엔저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은행으로 남아 있다.
HSBC홀딩스 런던본부의 외환 전략가인 다라 마어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엔저 사이의 상관관계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면서 달러당 100엔이 ‘도를 넘은 것’(overshoot)이라고 말했다.
HSBC홀딩스는 4ㆍ4분기 내에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92엔 수준으로 복귀하는 등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엔ㆍ달러 환율은 13일 달러당 102엔 선까지 넘어섰다.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2엔을 넘은 것은 2008년 10월21일 이후 약 4년7개월 만이다.
이는 지난 주말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은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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