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간 자리를 지켜오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주가가 장중 5% 이상 급락했다.
지난 2011년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후 주가가 0.5% 하락한 것에 비해, 이날 맨유의 주가 급락은 퍼거슨 감독의 입지를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사건(?)이었다.
퍼거슨 감독이 벤치를 떠난다는 소식에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맨유의 주가는 장중 한때 5.5%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S&P500 지수 강세에 힘입어 막판 낙폭을 줄인 끝에 결국 1.76% 떨어진 18.44 달러에 장을 마쳤다.
퍼거슨의 사임은 이탈리아의 유벤투스나 독일의 도르트문트 등의 축구클럽이 상장돼있는 STOXX 유럽 축구 지수(STOXX Europe Football index)에도 영향을 미쳤다.
AFP통신은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인 엠마누엘 허버트의 말을 인용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잃은 것처럼 퍼거슨의 사임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투자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분석했다. 허버트는 퍼거슨을 두고 “경영의 핵심에 있는 주요 경영진”이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2-2013 시즌 우승을 이끈 퍼거슨은 26년 간 13번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맨유를 이끌고 38차례의 우승을 따낸 업적과 함께 팀의 경제적 성장을 이끈 그의 업적도 놀랍다.
맨유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주식공개상장(IPO)을 한 이래 주당 14달러로 시작한 맨유의 주가는 현재 18.4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주가는 무려 35%나 성장했고 30억 달러 가량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맨유의 한 해(2011년 6월~2012년 6월) 매출은 3억2000만 파운드(한화 약 5373억1840만 원)에 이르렀다. 2011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 406억 원, FC서울 312억 원, 울산현대 272억원보다 13~20배 가량 많은 수치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 수입으로 1억8500만 달러(한화 약 2003억5500만 원) 정도다. 전세계 6억5000만명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메인 스폰서인 미국계 보험회사 에이온(AoN), 나이키, GM, 아우디 등을 비롯 스폰서사만 해도 36개에 이른다.
이밖에 방송 및 중계권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1억6300만 달러, 경기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1억5500억 달러 정도다. 단일 항목 매출로는 EPL중계가 매출의 20%로 가장 많다.
이런 대형 축구팀에 대한 투자엔 여러 위험요소가 내재해 있다.
한 전문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축구팀 이라도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고위험 전략을 택하는 것”이라며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모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스타급 선수와 감독의 능력에 따라 성적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투자의 위험요소라는 것이다.
한편 EPL팀 중 선수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팀은 첼시로 92-93 시즌 이후 9억3100만 달러를 썼으며, 맨체스터 시티가 7억5700만 달러, 맨유가 3억4300만 달러, 아스날이 4700만 달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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