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유럽의 긴축을 둘러싼 논란이 영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3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영국은 긴축을 더욱 옹호하는 반면 오는 8일부터 2주간 영국 경제 정기 점검에 나서는 IMF는 영국에 경기부양을 권고하고 나섰다.
5일자 가디언 인터넷판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IMF의 영국 정례 실사 때 “긴축을 포기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지난 3년간 유지해온 긴축 기조를 포기하면 영국에 대한 금융시장 신뢰가 떨어지고 이 때문에 장기 금리가 상승해 그간의 감세와 지출 확대 효과를 까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IMF는 지난주 영국이 지난 2011∼2012년 성장이 정체됐음을 경고하면서 경기부양으로 선회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IMF는 오스본이 2013∼2014년의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감축하려는 계획을 재고하도록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스본은 이미 주택시장 부양책을 취했으며 지난달 중소기업 여신 강화안도 마련한 점을 IMF가 실사 때 고려하도록 압박할 방침이다.
가디언은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영국이 노선 선회를 거부함으로써 불장난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점에 오스본이 특히 발끈했다고 전했다.
IMF는 이번 실사에서 영국의 재정 적자가 2008년 초 금융위기 절정 때보다 2% 이상 낮아서 아직은 부양 여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점검이 끝나면 데이비드 립튼 IMF 부총재가 오는 22일 영국에 대한 IMF 권고를 발표한다.
한편, 유럽연합(EU)의 올리 렌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주 “영국이 지속적으로 재정을 운용하려면 지금의 긴축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오스본에 힘을 실어줬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