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울트라 슈퍼 컴퓨터 시대가 열린다. ‘경(京)의 100배’ 속도로 계산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엑사급’ 슈퍼 컴퓨터 개발에 일본이 뛰어들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차세대 슈퍼 컴퓨터 개발에 1000억엔(약 1조1157억원)을 투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봄부터 경의 100배 수준인 엑사급 슈퍼컴 개발에 착수해 세계 1위 탈환을 노린다. 재작년 세계 1위였던 일본의 슈퍼컴 ‘케이(京)’는 작년 미국의 슈퍼컴에 추월당해 3위로 밀려났다. 현재 세계 1위 슈퍼컴 ‘타이탄’의 연산 속도는 초당 1경 7590조 회(回)로, 케이(1경510조)보다의 7000회 정도 더 빠르다.
슈퍼컴은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데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어 전세계 개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슈퍼컴 개발에 뒤처진 중국이 유럽과 손잡고 미국과 일본을 추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나 유럽, 중국이 2020년 전후 엑사급 슈퍼컴을 완성할 계획인 점을 감안해 개발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개발업체는 ‘케이’를 개발한 후지쯔가 유력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차세대 슈퍼컴은 지진,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의 방재에 우선적으로 활용된다. 연산속도가 경의 100배가 되면 지진, 해일, 국지적 집중호우의 정도를 재현할 수 있어 특정도시에서 발생한 피해를 예측, 주민들에 최적의 피난 경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산업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자동차의 엔진 내부 연료 연소 과정을 해석하거나 체내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분자 수준으로 재현해 최적의 의약품 개발할 수 있다. 또 유전자 정보를 비교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주문형 의료도 가능해진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