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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공장도 美로…美제조업 부활 이유있네
中·美 임금격차 감소…셰일혁명 에너지원가 하락…中企중심 산업구조 재편
미국 제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으로 미국 기업이 이전하는 건 옛날 얘기다. 이젠 미국으로 중국 기업이 옮겨가고 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 제조업 호황의 배경을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첫째 이유는 중국과 미국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 둘째는 미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미국 기업의 에너지 원가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것, 셋째는 미국 산업 지형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변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보는 지난 1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컴퓨터 제조 라인을 증설했다. 제이 파커 레노보 북미지사장은 “중국 인건비가 올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게 오히려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 생산비용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최근 미국의 높은 실업률로 미국인 직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신용보험사 율러에르메스의 댄 노스 미국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6년 중국과 미국의 인건비 차이는 시간당 17달러 수준이었던 반면, 2015년에는 시간당 7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미국 기업은 제조시설을 해외가 아니라 국내에 만들 충분한 근거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 투자에 단순히 인건비 문제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빈발하는 각종 노동 쟁의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조사에 따르면, 10억달러 이상 매출 미국 기업 중 37%가 노조 문제로 중국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고려 중이다. 자동차회사 포드는 이미 중국과 멕시코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오기 시작했다. 또 BCG는 오는 2015년 미국 생산단가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닛산, 혼다,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은 이미 미국 공장에서 수출한 제품의 수출물량을 늘리고 있다. 에어버스 등 유럽 회사들은 알래스카에서 새 공장 기공식을 했다.

미국 셰일가스 붐은 미국 내 기업 생산단가를 극적으로 절감해주는 역할을 한다.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 지역 신설 공장에서는 천연가스를 플라스틱 제조에 필수적인 에틸렌으로 변환하는 공정을 맡을 예정이다. 이집트 건설회사인 오라스콤은 아이오와 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인근에 14억달러를 들여 비료공장을 짓고 있다.

듀폰, IBM, 코닥 등 대기업 중심의 미국 산업 지형이 와해됐다는 점도 미국 제조업이 살아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MIT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대기업은 업계에서 지배적 역할을 했으나 최근 업계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자체 연구ㆍ개발(R&D)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지역 대학이나 주정부 등과 관ㆍ산ㆍ학 협력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도 이 같은 산업 구도 지원에 10억달러 기금을 쓸 계획이다.

MIT 보고서는 예전처럼 기업 조세 감면 정책으로 기업 해외 이전 문제를 제어하는 것보다 이처럼 지역 연계 산업 구도를 공고화시키는 게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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