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4월 경제기대지수 하락
물가상승률 2년7개월來 최저
긴축 대신 성장정책으로 선회
美·日 돈살포 유로가치 강세
유럽중앙은행(ECB)이 5월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내린 연 0.5%로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유럽의 경제상황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발표된 유로존의 4월 경제기대지수는 전달보다 1.5포인트 하락한 88.6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전체의 경제기대지수도 1.8포인트 내린 89.7을 나타냈다.
유로존의 견인차 독일마저도 흔들렸다. 독일의 4월 경제기대지수는 2.3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독일의 4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8로 6개월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실업률도 기록적으로 치솟았다. 스페인의 1분기 실업률은 27.2%로, 실업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실업자 수도 320만명을 넘어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 경기회복을 비관하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0.2%)을 전망했다.
금융시장이 ECB의 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보는 두 번째 이유는 경기부양의 마지막 ‘장벽(barrier)’이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된 독일의 물가상승률 2년 7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EU 기준으로는 전달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한 1.1%로, ECB가 정한 인플레이션 관리 상한선인 2.0%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다 유로존 안팎에서 확산되는 긴축 회의론도 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 등 민간뿐만 아니라 IMF와 미국도 ECB에 부양을 촉구하고 있고, 주요 20개국(G20)도 최근 회의에서 긴축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수뇌부는 긴축은 충분치 않다며 성장전략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의 무차별 돈 살포도 ECB에는 압박요인이다. 고삐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려 채무위기로 고통받는 유로존 주변부 국가에 수출 경쟁력 악화라는 이중고를 주고 있다. CNN머니는 세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ECB에 금리인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