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월 경영 위기로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코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연기금펀드에 카메라 필름사업 등 회사 자산을 모두 28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안토니오 페레스 코닥 최고경영자는 “이번 매각을 통해 회사 회생을 위해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코닥은 현재 필름회사에서 상업용 인화전문 회사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생을 위한 코닥의 노력은 눈물겹다.
코닥은 지난해 8월 회사 발전의 초석이 된 필름사업부를 매물로 내놨고, 지난해 말에는 핵심 자산 중 하나인 디지털 이미징 특허권을 삼성전자,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12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5억2500만달러(약 5600억원)에 매각했다.
코닥이 이처럼 난관에 봉착한 이유는 디지털화라는 시대의 큰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지 이스트먼이 1880년 설립한 이 회사는 카메라ㆍ필름 분야의 선구자였다. 오늘날의 애플과 같은 혁신기업이었다. 롤필름(1884년)과 휴대용 카메라(1888년)를 처음 내놓았고, 필름넣는 곳이 분리되는 박스형 카메라(1900년)를 선보였다. 코닥의 첨단 장비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모습 촬영이 가능했고,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1974년), 8㎜ 비디오카메라(1984년)도 개발했다. 혁신의 선두에 있었다.
그러나 회사의 주력사업인 필름사업과 디지털 카메라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했다. 코닥으로서는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를 자사의 주력 제품화할 수 없는 이른바 ‘코닥 패러독스’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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