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미국의 한 한국계 교수가 강의 도중 농담으로 ‘살인’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당해 학생들이 학교 당국에 강하게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언론에 따르면 올랜도 소재 센트럴플로리다대(UCF)는 최근 서비스경영학부의 정 모 조교수가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강의 금지와 강제 휴가 조치를 내리고 경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정 교수는 정직 기간 시험 제출은 물론이고 학생 접촉과 캠퍼스 접근도 금지됐으며, 대학 경찰도 별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 교수가 지난 23일 회계학 강의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수업이 끝나갈 무렵 자신이 낸 과제에 학생들이 한숨을 짓는 등 힘들어하자 “이 어려운 문제 때문에 너희들이 서서히 질식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내가 지금 ‘무차별 살인’(killing spree)이라도 저지르는 거야 뭐야?”라고 말했고, 학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그는 지역 신문인 올랜도센티넬과 인터뷰에서 “순전히 농담이었다. 모든 학생이 나와 함께 웃었다”며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당시 강의에는 25명의 학생이 참석했는데 이들 중 한 명이 정 교수의 발언을 학교 당국에 제보하면서 일이 꼬였다.
이 대학의 제나이다 코탈라 대변인은 “정 박사의 언급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며 “학생 대부분이 농담으로 여겼지만 학생 한 명은 이를 자진 신고해 우리를 기쁘게 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이 이번 사안을 심각한 문제로 다루는 것은 지난달 한 재학생의 의문의 자살 사건 때문이다.
당시 이 학생의 기숙사 방에서 폭탄과 자동소총, 탄환 1000여발과 함께 교내 총기난사를 계획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가 발견돼 미국 대학가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선 “한 바보 멍청이 때문에 능력 있는 교수만 불쌍하게 됐다”, “학교의 강의 검열이 너무 지나치다”며 제보자의 행동과 학교 측의 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의 대학신문인 ‘고등교육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당국이 자신의농담이 합리적, 이성적 견지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음을 인식할 것이라며 조기 복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최근들어 잦아진 캠퍼스 총기사건의 여파로, 학생에게 협박으로 인식될 수 있는 교수의 발언을 실제 캠퍼스 폭력으로 간주해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인 정 교수는 2004년인 버지니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5년부터 센트럴플로리다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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