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21년 전 이맘 때, LA전역에서는 흑인들의 폭동으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1992년 4월 29일 일어난 LA폭동은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4명의 백인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아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이 극에 달해 폭발한 사건이었다. 17년 뒤인 2009년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맞았다. 승리를 거머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그의 재선은 높아진 흑인 투표율 덕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지난해 인구조사통계, 지역구별 투표유르 출구조사 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 흑인들의 표 몰아주기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012년 대선 전체 투표율은 58%로, 2008년 대선 때인 62%보다 낮았다. 특히 백인 투표자 수가 200만~500만 명 가량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흑인의 투표율은 2012년 대선에서 백인과 비슷한 비율인 65~66%대를 나타냈다. 히스패닉은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민자들이 많아 전체 투표자의 11%에 불과했지만 투표율은 50%를 나타냈다. 아시아계는 47%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흑인 정치인을 연구해 온 안드라 길레스피 에모리대 교수는 민주당이 흑인 후보인 ‘오바마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평가했다.
길레스피 교수는 “2012년 투표율은 흑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정치적 지지는 빈부격차 같은 경제적 문제에서 크게 기인한다.
경제ㆍ사회 조사기구인 어반 인스티튜트가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백인 가정과 흑인 가정의 빈부격차는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백인 가정은 평균 63만2000달러를 소유했지만 흑인 가정은 9만8000달러에 불과했다. 히스패닉 가정은 11만 달러였다.
어반 인스티튜트의 캐롤라인 래트클리프는 “미국 사회에 빈부격차가 깊게 뿌리박혀 있으며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의 세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퇴직 후 저축도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흑인 가정의 계좌는 35% 줄은 반면 백인 가정의 계좌는 9% 늘었다. 낮은 수입과 높은 실업률이 그 원인이었다. 그리고 이 빈부격차는 부동산 소유 문제와 금융권 대출에서의 인종 차별 문제가 더 크게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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