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로 오바마 부상” AP통신 계정 오보에 다우지수 한때 143포인트 급락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로 미국 전역이 테러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폭탄이 터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했다는 거짓 뉴스로 한때 뉴욕증시가 패닉에 빠졌다.가짜 뉴스로 미국 국민과 증권가를 술렁이게 만든 것은 해킹당한 미국 AP통신사의 트위터 계정이었다. 이날 오후 1시7분께 AP통신의 트위터 계정인 @AP에는 “백악관에 두 번의 폭발이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했다”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거짓 메시지는 순식간에 200만명의 팔로워들에게 퍼졌다. AP통신은 자사 트위터에 이 내용이 올라온 지 몇 분 만에 즉각 트위터 내용이 “거짓”임을 확인했으며,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역시 “오바마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불과 3분 만에 끝난 이 같은 해킹 사고에 놀란 미국 증시는 미친 듯이 요동쳤다. 다우산업지수는 가짜 백악관 폭탄테러 소식에 1만4697에서 143포인트(0.98%) 떨어진 1만4554까지 하락했다. S&P500지수 역시 14포인트 떨어졌다. 시장에선 눈앞에서 순간적으로 1365억달러(한화 약 153조837억원)가 사라진 셈이다. 채권과 다른 주가도 줄줄이 영향을 받았다.
로이터는 증권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대혼란(pure chaos)”이라고 표현했다. 백악관 테러가 거짓 뉴스라는 소식에 안도한 다우산업지수는 결국 152.52포인트(1.05%) 상승한 1만4719.46으로 마감됐다.
트위터 측 대변인은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해 “개인 계정은 사생활과 보안상의 이유”로 언급을 거부했다. FBI 역시 즉각적인 언급이 없었다. AP는 해킹 전 AP 기자들의 비밀번호를 도난당했다고 주장했으며 현재 트위터 계정인 @AP와 @AP_Mobile, @apstylebook은 정지된 상태다.
시리아전자군(Syrian Electronic Army)이라 불리는 해커 집단은 이번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바샤르 시리아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BBC, CBS의 프로그램 ‘60분(60Minutes)’, 로이터의 트위터 계정 해킹에 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세계 200만명이 팔로잉하는 AP 같은 언론사들은 공공기관, 국가기간시설과 함께 해커들의 공공연한 표적이 되고 있다. 여론을 움직이며 경제,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도 해킹을 당한 적이 있으며, 블룸버그에도 해킹 시도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KBS, MBC, SBS, YTN 등 방송사들과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신문사들도 해커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미 행정부와 의회는 주요 언론사와 공공기관이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는 비용과 기술을 보조해주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