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사 50國 1600명 CEO설문
응답 29%만 “인수합병 계획”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살포(양적완화)’로 세계 경기가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주요 기업은 여전히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컨설팅 회사 언스트앤영이 세계 각국의 고위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계 경제는 성장 중이지만 기업은 M&A를 아직 주저하고 있다고 A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50개국 1600명의 고위경영진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 중 85%가 연 매출 5억달러 이상의 기업이었다.
설문 응답자는 성장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투자나 상호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봤다. 이 중 51%는 전 세계 경제가 발전 중이라고 답했으며, 지난해 10월에 비해 배 더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언스트앤영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이 기업의 M&A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9%만이 M&A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충분한 현금자산을 보유한다면 어떻게 사업을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45%가 다른 회사나 조직을 사들이는 것보다는 내부 투자에 공을 들이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핍 맥크로스티 언스트앤영 국제거래수석은 “현재 상황은 ‘확신의 역설(confidence paradox)’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며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M&A 규모는 예전 지표와는 연관성이 없고, 경영진은 M&A에 뛰어들기 전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언스트앤영은 원자재 수입판매기업 글렌코어와 광산기업 엑스트라타가 합병을 하고, 위성TV업체 디시네트워크가 255억달러에 무선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 인수를 시도했지만 거대기업의 대규모 M&A는 2007~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봤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경제위기가 세계적 경기침체를 불러일으켰고 줄도산 사례를 목격한 경영진이 위기를 피하는 한편. 부채 수준을 줄이고 현금자산 증가에 힘을 쏟도록 만든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에서는 45%의 경영진이 내년 M&A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미국(29%), 영국(27%), 러시아(12%) 순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생명과학, 소비재, 석유제품 등에서 M&A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