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 약발이 일반 서민층까지는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노믹스 효과가 실물경제 전반에까지 미치지 않음에 따라 백화점 매출은 늘어난 반면, 길거리 저가식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일본은행의 공격적 금융완화에 따른 엔저와 주가상승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에서 고가제품이 잘 팔리고 부동산 업계도 호황인 반면, 서민 생활과 밀착된 저가식당 등은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발표된 3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대비 3.9%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매출 신장은 2005년 가을 이후 약 7년만이다. 특히 보석과 고급시계 등 고액상품 매출이 15.6% 증가했고 의류도 4.8% 신장됐다.
부동산 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완화로 인해 장기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자 부동산업체들은 아파트 공급 물량을 늘리고 있다. 3월 수도권 아파트 발매 물량은 전년대비 48.4% 늘어난 5139호를 기록했고, 계약비율도 82.1%로 양호한 수준이다.
반면, 길거리 저가 식당들은 매출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덮밥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는 18일 소고기 덮밥(보통)의 가격을 100엔 인하한 280엔(3200원)으로 변경했다. 다양한 도시락 메뉴를 내놓는 편의점들과의 경쟁 격화 속에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박리다매’로 손님을 30% 가량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요시노야의 아베 슈지(安部修仁) 사장은 “경기는 좋아지고 있지만 소득은 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러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대중들이 체감하는 생계는 어려워지고 있기에 가격이 억제되길 바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엔저로 원자재 조달비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매출 부진이 계속되자 다음달 7일부터 햄버거를 100엔에서 120엔(1400원), 치즈버거를 120엔에서 150엔(1700원)으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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